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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의 유서』 세바스티앙 팔레티·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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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digo_Pure 2014. 4. 27.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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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의 유서』  세바스티앙 팔레티·김은주 (씨앤아이북스)



  자주 찾게 되는 교보문고의 베스트셀러 스탠드. 그리고 한 쪽 코너인 북마스터 추천 코너에서 발견한 다소 어색할 수 있고 의아함을 자아낼 수 있는 제목. 열한 살의 유서어떤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책의 표지에서 탈북에 대한 내용임을 추론할 수 있다. 하지만 짧게 뉴스로만 전해 듣던 그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호기심에 결국 책을 구입하였다.

한꺼번에 여러 권을 구입하는 습관 덕에 한 쪽 구석에 밀려나 있던 이 책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었던 힘든 시기에 다시 집어 들게 되었다. 열한 살에 왜 유서를 써야 했을까. 그토록 힘든 삶이었을까. 나 역시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초라할 수밖에 없을 고민들에 비웃음을 날려주기 위해 읽기 시작했다.

이번 주 <무한도전>에서 노홍철은 말했지. “여러분 사회에 나가면 더 힘듭니다. 이런건 껌이예요.!”

 

  이 책의 내용은 실화다. 그렇기 때문에 더 현실적이다. 또한 우연히도 작가의 나이는 나와 같다. 이러한 점이 더 나와 비교하게 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일기 현식으로 본인이 써내려가는 내용은 처음부터 유서를 쓰는 이유가 드러난다. 우리가 뉴스에서 흔히 전해 듣던 북한의 식량난 문제로 배고픔에 허덕여 적게 된 유서의 이야기. 그리고 시작된 9년간의 떠돌이 생활의 시발점이다. 처음 도입부터 고난의 무게가 느껴진다. 죽을 고비의 문턱조차 가보지 못한 내가 알 수 없는 현실을 열한 살의 나이에 겪고 있다. 아마도 과자 하나 못 사먹는다고 투덜대던 그 때였겠지. 네가 죽어가던 그 시간이..

 

  같은 시간에 살고 있지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을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듯 나 역시 다른 사람의 삶을 알지 못한다. 저자 이자 실화의 주인공인 김은주 씨는 간접적으로도 체험할 수 없는, 다른 차원에서의 세상에서 살았던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가깝지만 갈 수 없는 북한에서의 삶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 책이 프랑스에서 먼저 출간되고 스위스를 거쳐 우리에게 출간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거리를 가늠하게 된다.

 

  먼저, 이 책은 우리가 가졌던 북한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을 것이다. 어렴풋이 알았던 굶주림이 사실은 더 참혹했다는 것, 일반 국민들은 전혀 그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모순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씨 왕조’(저자가 표현한 북한 독재 가문)가 어떻게 국민들의 착취를 정당화해 나가고 이끌어 갈 수 있는지 표현하고 있다. 직접 겪지 않았다면 쉽게 알 수 없는 사실들이 이 책에는 사실 그대로 그려놓는다.


  열한 살부터 시작된 여정은 9년을 떠돌아다닌 후에야 국적을 회복하게 된다. 북한-중국-북한-중국-몽골-한국으로 연결되는 기나긴 여정의 끝이 한국이라는 것이 다행이라고 느끼며 끝이 난다. 목숨을 건 도전의 연속이다. 북한에선 어쩔 수 없었지만 다소 안정되었던 중국에서의 삶을 버리고 또다시 한국으로 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다. 매순간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강인하고 단단해 질 수밖에 없는 인생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어떠한 정치적인 의도도 갖지 않고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겪고 있을 자신의 동포를 걱정하고 있다. 지금의 우리 세대는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겪었던 한국전쟁을 들었고 어렴풋이 동포애가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쟁사회 속에서 그 의식은 점점 희미해져간다. 이제 정말 우리에게 북한은 아프리카 어딘가의 굶어죽는 아이들을 가엽게만 여기고 말아버리는 나라가 되어버리고 있다. 그러나 김은주 씨에게는 굶어 죽어가는 누군가가 바로 자신의 아버지였고 이모였고 고모였기 때문에 여전히도 현실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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